빠른 선요약
1) 머지포인트/플러스(이하 머지) 사태는 뱅크런과 비슷하다
(적자 덩어리 회사에 대규모 환불요청 → 지급불능 사태)
2) 머지는 자금유치와 수익성 개선, 신뢰회복 이라는 해결 과제가 있으니
각각의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수립하고 이를 공개해야 함
3) 향후 방향/대책으로는,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프랜차이즈 정리하고,
자금력이 탄탄한 외부관계사와 연계하여 로컬 중심의 외식 플랫폼으로 변모해야 함
(머지포인트의 장점을 살려서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변화하라는 의미)
먼저, 저는 머지포인트를 120만원 이상 구매하여 현재 50만원 정도의 머지머니를 들고 있는
머지 사용자라는 것을 밝힙니다. 철저히 사견이며, 일개 개인의 전문성이 없는 글이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머지포인트, 머지플러스... 일반적으로 상품권 사업자들의 할인폭이 4~7%이고 정말 많이 할인해도
11%를 넘기는 것은 어렵습니다. 10~11% 정도의 할인폭은 자체 사업장이 있고, 재무 구조나
사업 모델이 탄탄한 회사(맥도날드, GS25 등)들이 감당하는 정도죠.
사실 머지포인트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런 할인폭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여
10만원씩만 사서 썼었는데, 생각보다 제휴사가 늘어나고 서비스가 멀쩡히 유지되는 것을 보고
점차 머지포인트 구매액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쿠팡 같은 적자기업도 시가총액 70조가 넘는데
머지포인트도 적자를 감수하고 쿠팡과 같이 외형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불행한 예감은 어김없이 들어맞는 것일까요? 2021년 4월부터는 머지포인트 보유액이
너무 많다고 판단하여 추가로 충전하지는 않고 계속 쓰면서 보유액을 20만원 이하로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마지막 세일인 것처럼 홍보하다가도 같은 할인폭 또는 심지어 더 큰 할인폭을 제시하는
이벤트를 너무 자주 했기 때문입니다. 팔수록 적자인데, 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감행한다?
카카오, 틱톡, 쿠팡도 초기에는 적자 덩어리 회사였고, 공격적인 전략을 취했습니다.
다른 점은 초기에 사비, 비전펀드 등 투자를 받거나 적자를 견뎌낼 수 있는 재무적인 뒷받침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사업을 하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혹독한 시기를 견뎌낼 체력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들에 비해 머지포인트는 투자를 유치했다거나, 자금력이 튼튼하다는 얘기는
없었습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30/2011033000230.html
2011년도 기사인데, 초기에는 적자 덩어리였던 카카오도 해당 기사에 따르면,
NHN에서 수천억원을 번 김범수 의장은 지금까지 카카오에 들어간
100억원의 운영비를 모두 개인 자금으로 댔다고 합니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181106000558
2018년도 기사인데, 틱톡도 손정의 형님의 든든한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고
초기 적자를 견뎌내어, 훌륭한 수익모델(BM)을 만들어내 굴지의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규제 폭탄을 맞고 있지만...)
하지만 실패한 사례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로 원카(Won Car)가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까지 했는데,
결국 사기극으로 끝난 사례입니다.
https://www.hankyung.com/car/article/2019120910552
2019년 말 기사인데 매월 일정액을 내며 차를 빌려타는 '장기렌터카'와 달리,
목돈을 전세금으로 한 번에 내고 차를 빌려탈 수 있는 '전세렌터카' 라는 개념의 사업모델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전세금도 다 돌려준다고 하니, 어디서 돈이 나는걸까? 라는 생각이 당연히 드는 회사였습니다.
"응, 사기야~"
https://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65457
위의 2020년 기사를 보면 결국 배드 엔딩으로 끝이 났지요.
이것과 비슷한 사례로, TLX패스 사례도 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5948.html
기사에 따르면, TLX(티엘엑스)는 온라인 고객이 하나의 회원권을 사면 헬스·마사지 등 여러 오프라인 서비스 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오투오(O2O,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이라고 합니다. (이었다고 하는 게 더 맞겠네요.)
그런데 기사에 나온 것처럼 정산이 안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파산해버렸습니다.
https://paxnetnews.com/articles/74704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넷마블 계열사인 에브리플레이가 TLX를 인수하기로 하고,
에브리플레이의 서비스인 '에브리핏'의 포인트로 기존 TLX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주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갔을 때에는 보상해준다고는 나와있는데, 실제로 보상이 지급되었는지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의 슬픈 사례가 있지만, 다행히 후자는 구체적인 보상안이 논의되고,
집행되기로 약속이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입니다.
머지포인트 경영진은 이 사례들 외에 다양한 사례들을 참고하여, 고객들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머지의 대표를 맡고 있는 권남희 님의 기사를 몇 번 검색해보았습니다.
http://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539
과거에 배달의민족에 츄링(해독주스 브랜드)을 매각한 적이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는
사업가로 보입니다. 제가 무조건 맞지는 않지만 사기꾼 관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발...)
https://www.etnews.com/20210607000051?m=1
https://m.etnews.com/20210810000202
https://m.polinews.co.kr/news/article.html?no=383481
참고로 원카도 위처럼 투자의향서(LOI) 기사가 나왔었으니 맹신하면 안 됩니다.
그래도 대표의 사업가 기질이 보이는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자금을 끌어오거나
머지 플랫폼의 적극적인 인수 유치전을 조성해줬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만약에, 머지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정상화된다는 전제 하에 대표님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머지플랫폼의 장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최대한 살릴 방법을 강구하되
재무 리스크를 항상 고려하십시오. 아무리 좋은 나무라도 한 순간의 바람을 견디지 못하면 쓰러집니다.
머지의 향후 운영방향은 1)기존 제휴 브랜드 중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들을 최소화하여 적자 폭을
줄여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잘 알려진 프랜차이즈는 수익성 기준에 도달하는 선에서만 하고,
2)로컬 식당/맛집/카페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십시오.
제가 이번에 머지 사태가 나고 나서, 머지 결제가 가능한 로컬 매장들을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괜찮고 자주 갈 만한 로컬 매장들이 꽤 보였습니다. 지역 경제와 상생한다는 컨셉은
요즘 ESG트렌드에도 부합하고 마케팅하기도 좋은 수단입니다.
3)상품권의 할인폭도 대폭 줄여야 합니다. 현재 16~20% 폭인데 이를 최소 11% 이하로 줄이십시오.
페이즈, 제로페이 등 유수한 경쟁자들이 있는데, 이런 플랫폼들 역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페이즈는 제휴처가 많은 편이 아니고, 제로페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구매액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시장이 아닌 선결제, XX사랑상품권은 예산이 제한되어 있어 한도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머지 플랫폼의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①인지도 와 ②고도화된 할인결제 서비스입니다.
원래도 출혈할인으로 유명한 머지였는데, 이번 사태로 인지도는 확실히 오른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부정적인 관심이 대부분이지만, 경영진과 대표님 하기에 따라 이런 관심을
긍정적인 관심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진솔하고 소신있게,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국민카드와 PLCC 사업을 논의할 정도면, 확실히 결제 플랫폼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력은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사항)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용했던 결제 서비스 중 지도까지 연계되어
편리하게 이용했던 서비스라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은
1) 배민에 합병되어서 배민의 월정액 광고료 안에 배달/광고서비스 외 + a 서비스를 제공되는 식으로 가거나
2) 사이렌 오더 느낌처럼 머지오더 이런 식의 서비스를 도입해서 픽업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3) 숨겨진 로컬 매장/명소들을 라이브 커머스 등을 활용해 홍보해주고 판매 수수료 등을 수취하는 방법
등이 있는데, 아무쪼록 많은 머지 사용자들의 재산과 희망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금일 18시에 중대발표가 있다하니.... 과연....
기도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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